잇단 검사 비리-추문에 인터넷서 헐뜯기 공방… “밥그릇 다툼” 여론 싸늘
“로스쿨처럼 돈으로 법조인 자격을 얻는 게 말이 되나. 어린아이에게 칼자루 쥐여주니 이상한 짓이나 하네”(사법연수원생 A 씨)
“사시 출신 검사 비리 때는 조용하더니 로스쿨 물어뜯으려고 개떼처럼 달려들어.”(로스쿨 재학생 B 씨)
‘뇌물 수수’와 ‘성추문’ 등 검사들의 잇따른 비리가 이어지면서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예비법조인들 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하지만 참회와 자성보다는 상대방의 출신을 비난하는 수준 낮은 공방이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우리 예비 법조인들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냐”며 “이런 수준인 사람들이 법조인이 되면 더 가관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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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하기는 로스쿨 출신들도 마찬가지다.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의 모임인 청년변호사협회가 23일 “법률적 소양과 책임감이 부족한 사람을 곧바로 검사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한 로스쿨 검사 선발 시스템을 당장 폐지하라”고 성명을 내자 관련 기사에는 로스쿨 준비생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이 “기다렸다는 듯 물어뜯는 기득권 변호사들이 한심하다”는 내용의 댓글을 줄지어 달았다.
로스쿨 재학생들이 모이는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서는 “사시 출신이 저지른 비리는 솜방망이 처벌하고 로스쿨 한 명 걸리니 싸잡아 매장시키려 한다”는 내용의 글이 대거 올라와 있다.
서울지역 사립대 로스쿨 출신이라는 K 씨는 “사시 출신들이 말하는 조직 문화란 ‘나쁜 짓을 하지 말자’가 아니라 ‘해도 들키지 말고 들켜도 덮을 수 있을 만큼만 해라’는 식”이라며 “그동안 휘둘러왔던 ‘사시 출신’ 법조인들의 부패가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더한 일도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양식 있는 법조인들은 ‘근본적 문제를 멀리한 밥그릇 싸움’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 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이번 건 하나로 섣불리 판단하고 서로를 비방할 게 아니라 법조인답게 비리 척결과 올바른 공존 방식을 구축하는 데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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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