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연말… 주요 그룹 인사시즌
○ 재계 ‘긴장 모드’ 계속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동반 부진에 빠진 수출과 내수(內需) 탓에 연간 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그룹들은 임원 출근시간을 앞당기고 내년 사업계획의 투자 우선순위를 철저히 따지는 등 위기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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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삼성그룹 효성그룹도 위기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주요 임원의 출근시간을 앞당겼다. LG그룹 GS그룹 등은 총수가 직접 나서 내년 사업계획에 확실한 실행방안과 자금 확보 방안을 담으라고 주문하는 등 위기 돌파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 대규모 승진 잔치 어려울 듯
삼성그룹은 최근 몇 년간 사상 최대의 임원 승진인사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대규모 승진 잔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매출 200조 원 클럽’ 달성이 유력시되는 등 뛰어난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나머지 계열사의 성과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관심 대상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에 대해서는 실적만으로는 문제없지만 최근 경제민주화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데 무리해서 승진 인사를 단행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그룹 안팎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여성인력 지원을 강조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공언에 따라 여성 임원들의 발탁 승진이 관심사인 가운데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승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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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강한 개혁을 주문하면서 인사와 관련해 “시장을 선도한 성과에 따라 신상필벌(信賞必罰)을 명확히 하겠다”고 천명한 터라 이 같은 방침이 인사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사업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위기경영에 돌입한 포스코는 겉으로는 차분한 분위기이지만 안으로는 올해 말 대선과 내년 3월로 예정된 인사를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와 재무구조 개선 등의 현안이 변수다.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무와 장남 조원태 전무의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김용석·이진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