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화학부대가 이전할 경기 의정부시 캠프 스탠리 일대 전경. 경기도 제공
주한 미 육군 2사단은 내년 3월까지 워싱턴 주 루이스-매코드 연합기지에 있는 제23화학대대를 의정부시 고산동 캠프 스탠리로 이전할 계획이다. 화학대대는 애초 대구에 주둔하다 2004년 주한미군 재편 때 미국으로 이전한 뒤 9년 만에 다시 배치된다. 철수했던 미군부대를 재배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미 2사단 관계자는 22일 “미 2사단의 전투력 향상을 위한 것으로 이미 계획된 사안이었다”며 “이 부대는 핵 생화학 정찰과 장비 제독, 한미 두 나라의 사후대응관리 지원을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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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군은 현재 2사단을 한국군과 연합부대로 개편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의정부와 동두천에 있는 미 2사단을 평택으로 이전하지 않고 그대로 존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캠프 스탠리 이전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캠프 스탠리가 반환되지 않으면 경기도와 의정부시가 수년간 공들였던 ‘건국대 캠퍼스’ 유치 계획도 물거품이 된다.
건국대는 캠프 스탠리 터 74만 m²(약 22만4000평)에 2018∼2022년 단계적으로 ‘KU Tech 의정부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군은 현재까지 화학부대를 캠프 스탠리 이외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어 건국대 유치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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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식 ‘의정부를 사랑하는 시민모임’ 회장은 “반환 기지에 미군을 재배치하는 건 의정부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정확한 사실을 확인한 후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해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의 주요 미군기지를 평택 등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