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성흔은 16일부터 시작하는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가을야구 DNA’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홍성흔이 12일 열린 준PO 4차전 8회 볼넷으로 출루하며 포효하고 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헤드퍼스트슬라이딩 도루…홍상삼 흔든 볼넷
준PO서 잠자는 롯데 야성 깨운 살신성인 투혼
“후배들에게 PS승리 느낌 알게 해 주고 싶었다”
롯데 4번타자 홍성흔(36)은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승리하고 하루를 쉰 뒤 14일 훈련 재개를 위해 사직구장으로 향하던 길에 꺼낸 말이다. 모든 것을 다 쏟은 자의 성취감 이후 닥쳐오는 허탈함이 묻어났다. 그래도 홍성흔은 “이러다가도 야구장 가면 다시 파이팅하게 된다”고 얘기했다. 한국시리즈,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준PO보다 더 큰 경기를 숱하게 치러왔던 그가 왜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그 어떤 때보다 사력을 다하고 있을까.
○말보다 행동으로!
○손아섭이 고마운 이유
홍성흔은 “준PO에서 내가 조용했지?”라고도 했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라는 말도 꺼냈다. 베테랑으로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했지만, 한편으로는 쓸쓸함도 어쩔 수 없나 보다. “3차전에서 두산 오재원의 ‘오버’를 보고 부러웠다”고 말했다.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4차전에서 자발적으로 나서준 후배 손아섭이 고맙다. 왜 그렇게 필사적이었을까. 홍성흔은 “단 한번만이라도 후배들에게 포스트시즌 승리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금 이 순간의 치열함과 더불어 장래를 위해 후배들에게 ‘가을 DNA’를 남기고픈 홍성흔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