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업체 히스토스템 경영난… 복지부, 18곳 실태조사 나서부실관리 드러나면 큰 파장… 질병치료효과 과장 논란도
전문가들은 제대혈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의 범위와 치료 성공도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사람의 제대혈을 이용한 치료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도 있어서 개인의 제대혈 보관 실용성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DB
국내 18개 제대혈은행이 보관하고 있는 제대혈은 올해 6월 기준으로 49만7095개.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부실관리가 드러나면 파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제대혈의 효과에 대한 논란도 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
제대혈은 임신 중에 아기에게 영양분과 항체 등 성장에 필요한 성분을 전달하는 통로다. 출산할 때 아기의 배꼽에 붙어 있다. 1980년대 말 제대혈에 조혈모세포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관심이 폭증했다. 제대혈은 골수보다 채취하기가 쉽다. 몸에 이식했을 때 거부반응도 적다. 백혈병, 골수이형성증후군, 골수증식증후군, 림프증식성질병에서 치료효과도 확인됐다. 최근에는 심장병, 간 질환, 척수 손상, 파킨슨 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까지 나오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가 미래에 아플 때를 대비해 100만 원 안팎의 비용을 내면서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다른 사람의 제대혈이 오히려 효과가 높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가령 백혈병 환자의 경우 다른 사람의 제대혈을 이식하면 몸 안의 병든 세포를 공격한다. 그러나 자신의 제대혈은 같은 몸에 속해 있는 병든 세포를 덜 공격한다. 재발률이 높을 수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자기 제대혈을 개인적으로 보관하는 것보다 기증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수 서울대 보라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서울시제대혈은행장)는 “우리나라는 자기 제대혈 보관 건수가 기증 건수보다 10배가량 높다. 해외와는 다른 현상이다. 기증이 활성화될수록 개개인에게 맞는 제대혈을 찾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