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물질 실은 탱크로리 호스로 연결작업중 폭발, 인부-주민 8명부상 800명 대피반경 1.5km내 마을 비우고 낙동강 유입 우려 방제작업
경찰과 공장 측에 따르면 이날 폭발은 작업자들이 20t짜리 탱크로리에 든 불화수소산을 공장 작업장으로 공급하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던 중 발생했다. 경찰은 “녹물 제거 등 세정에 쓰는 불화수소산은 자극적인 냄새에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라며 “불화수소산이 든 탱크로리가 폭발하는 바람에 근로자들이 폭발과 유독가스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화수소산은 일반적인 산보다 훨씬 빠르게 피부에 침투하고, 적은 양도 피부에 닿으면 살을 태우는 성질이 있다. 또 호흡 등으로 인체에 유입될 경우 신경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이 안개 형태로 변한 것은 불화수소산이 공기 중 수분과 반응해 농도가 진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탱크로리에서 새어나온 유독가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봉산리, 적림리, 인덕리 등 폭발 현장 인근 마을 주민 800여 명을 마을 회관과 구미시 자원화 시설 등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또 인근 동사무소에 보관 중인 방독면 700개를 주변 공장 근무자와 주민들에게 지급했다. 이 사고로 인근 공장들도 현재 문을 닫고 직원들이 대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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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소방서는 사고가 나자 119구급차 4대, 소방차 3대, 소방대원 20명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소방서는 군 제독부대 등에도 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살수차를 동원해 유독가스 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고 현장의 유독성 잔여물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제작업도 벌이고 있다. 사고 현장은 낙동강 지류인 한천과 1km, 본류와는 6.5km 떨어져 있다.
하기룡 계명대 교수(화학공학과)는 “불화수소산은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하는 화학제품으로 유리병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부식성이 강하다”며 “탄산칼슘이나 알칼리 성분이 있는 화학물질과 반응시켜 없애야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설립된 이 공장은 화장품 연료와 전자용 화학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도의 위험물질인 불화수소산에 대한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구미=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