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9일 서울서 고별투어 첫 무대… 수제자 박경민도 출연
고별 무대를 앞둔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는 “무대는 올라가고 싶으면서도 항상 두려운 곳”이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제공
일곱 번째 내한하는 그는 e메일 인터뷰에서 “고별이란 내 인생에 정식으로 또 다른 막을 연다는 뜻입니다. 은퇴 투어의 첫 무대를 한국에서 시작해 더욱 의미가 깊어요”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음악대학 모차르테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서울을 시작으로 1∼2년 동안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고별 무대를 펼칠 계획이다. 그 마지막 투어의 파트너가 ‘바버라 보니 도플갱어’로 불리는 한국인 제자 테너 박경민(30)이다.
보니는 자신의 방대한 레퍼토리 가운데 특별히 사랑하고 아끼는 가곡과 아리아로 무대를 꾸민다고 했다. 1부에서는 슈만의 ‘헌정’, 멘델스존의 ‘새로운 사랑’, 그리그의 ‘지나간 봄’, 시벨리우스의 ‘그녀는 연인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화환’, ‘쉬어라, 내영혼아’ 등을 부른다. 2부에서는 박경민과 함께 슈트라우스의 ‘은밀한 초대’와 슈베르트의 ‘마왕’ 등을 들려준다.
박경민은 미국 이스트먼 음대를 졸업하고 세인트루이스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할 당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음악코치의 눈에 띄었고 그 코치가 그를 보니에게 소개했다. 이후 보니가 젊은 성악가들을 후원하려 운영하는 ‘싱어 서포트 재단’에서 가르침을 받았다.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나를 이끌어준 것이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던 것처럼, 박경민이 내 스튜디오에 들어와서 가곡을 불렀을 때 교수로서 내게 큰 사건이었어요. 테너이지만 해석과 표현력은 나를 쏙 빼닮았거든요.”
보니가 “가곡과 바로크, 모차르트에 정통한 실력파 가수”라고 소개한 박경민은 “보니 선생님은 우아하고 고운 음색과 달리 가르칠 때만은 굉장히 열정적이다. 마음에 드는 제자는 발 벗고 앞장서서 도와주신다”고 말했다.
미국 태생의 보니는 모차르테움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1985년 영국 코번트가든 오페라극장에 데뷔하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단어 하나하나의 뉘앙스, 모음과 자음의 독특한 색깔을 짚어내는 성악가로 손꼽힌다. 김규환 ‘님이 오시는지’, 김효근 ‘눈’ 등 한국 가곡을 우리말로 부른 음반 ‘포트레이트’(1998년)도 널리 사랑받는 앨범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