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술 씨 “미래산업 지분매각은 투기꾼에 경고용매각 대금 사회 기부할 것… 안철수는 모르는 사람”
정치 테마주 무더기 폭락의 직접적 계기 중 하나를 제공한 정문술 전 미래산업 사장(사진)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대해 “투기에 대한 경고”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24일 코스닥시장에서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은 하한가인 8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랩 주가는 최근 5거래일 동안 35.88% 떨어졌다.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써니전자와 솔고바이오도 이날 가격 제한폭까지 하락했다.
미래산업도 이날 하한가인 1180원에 마감됐다. 미래산업은 정 전 사장이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한 14일부터 7거래일 중 하루를 빼고는 하한가를 이어가 총 64.9%가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사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래산업을 도박장으로 만든 정치 테마주 투기꾼에게 경고를 주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사장은 미래산업이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며 급등한 상황에서 보유 지분을 약 400억 원(추정치)에 팔았다.
그는 또 주식 매각대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나는 오래전 미래산업을 경영하며 벌어들인 사재 300억 원을 사회에 기부했던 사람”이라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안철수란 사람을 모르고, 10여 년 전에 한두 번 본 일은 있지만 이후에 교류가 없었다”며 “기업이 권력을 끼고 있다고 주가가 오르냐”고 반문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24일 정치 테마주에서 발생한 손실의 99% 이상을 개인투자자가 떠안았다는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
5000만 원 이상 손해 본 개인투자자는 25명이었고, 한 개인투자자는 특정 종목에서 최대 1억50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개인투자자 계좌당 평균 손실액은 31만8850원이었다.
이들 16개 테마주의 상승폭은 코스피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지만 경영 실적은 나빴다. 6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코스피가 11% 오르는 동안 16개 테마주 주가는 평균 172% 상승했지만 올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적자인 ―0.16%에 그쳤다.
2011년 6월부터 1년 동안 주가가 급등했던 131개 테마주에서도 개인투자자의 손해가 컸다. 이 가운데 대표 테마주 35개 종목은 주가가 평균 93% 올랐으나 거래에 참여한 약 195개 계좌에서 1조5494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손실의 대부분을 개인투자자가 떠안았고, 한 명이 최고 26억 원을 날린 사례도 있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