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신당권파 소속 비례대표 의원 4명이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제명한 것을 신호탄으로 시작된 통합진보당 분당(分黨)이 본격화하고 있다. 신당권파에 속한 강기갑 통진당 대표는 어제 대표직을 내놓고 탈당했다. 작년 12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을 합쳐 출범한 통진당이 불과 9개월 만에 ‘이혼’ 절차를 밟기 시작한 셈이다.
통진당의 갈등은 4·11총선 비례대표 경선부정으로 촉발했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통해 비례대표 경선부정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막무가내로 자진사퇴를 거부했다. 당 주도권을 놓고 벌어진 폭력 사태는 과거 ‘용팔이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이, 김 의원이 속한 구당권파의 주축은 종북(從北) 주체사상파 경기동부연합이다. 이 의원은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종북보다 종미(從美)가 문제”라며 종북 성향을 노골화했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당내에서 “(김정일) 장군님 상중(喪中)이니 음주를 자제하라”는 내부 지침도 돌았다고 한다. 이러니 통진당이 북한 조선노동당의 ‘2중대’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보좌진 3명은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 때 여론조사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그런데도 이 전 대표는 느닷없이 대선에 출마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정치적 계산만 바쁘다.
4월 총선에서 민심의 경고장을 받은 민주통합당은 19대 국회에서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 처리를 약속해놓고도 통진당 눈치를 보느라 미적거리고 있다. 민주당의 비겁함이 통진당 사태를 더 꼬이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