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아드리엘 김 씨는 오스트리아 빈의 아름다운 전경을 담은 엽서에 마음을 뺏겨 그곳으로 유학을 떠났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김 씨는 2010∼2011시즌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의 부지휘자였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1984∼1990년 이 악단의 전신인 자르브뤼켄방송교향악단의 음악감독 겸 수석지휘자를 맡았다. 27일 만난 김 씨는 “악단에 부임한 뒤 정명훈 선생님 얘기를 귀가 아플 정도로 들었다. 당시 30대였는데도 무척 성숙한 음악을 들려주었다고 했다. 내가 같은 한국 출신이어서 더 반가워해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명문 악단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2009년 핀란드 파눌라 국제 지휘 콩쿠르가 계기가 됐다. 그는 콩쿠르에서 버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지휘하다가 갑자기 지휘봉을 멈췄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페르마타(멈춤)에서 한 박자 더 신호를 준 것이었다. 오케스트라가 멈춰 있어 티 나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실수를 하고도 김 씨는 3위를 했다.
이번 파크 콘서트에서 김 씨는 악단을 이끌고 피아니스트를 지원하면서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서곡과 할리우드 영화음악 모음곡을 들려준다. “바라캇은 오케스트레이션 등에서 가장 클래식적이고 구라모토는 특유의 절묘한 분위기가 배어나오며, 이루마는 가장 센티멘털하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모든 음악은 하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 2만∼15만 원. 1577-5266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