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정 15%인 15만가구서 사용… 2020년까지 두집중 한곳 보급계획한국산 인지도 높아 시장진출 호기
《 유럽발(發) 경제위기 여파로 우리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미국 경기도 쉽사리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구촌에는 유럽과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 중동 아프리카 등 우리가 아직 관심을 갖지 못한 시장(市場)이 널려 있다. 무역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한국은 어떤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동아일보는 81개국에 나가 있는 119명의 KOTRA 무역관장들의 릴레이 기고를 통해 시장 정보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의 수출 돌파구 마련에 도움을 제공하고자 한다. 첫 회는 요르단 암만 무역관장의 기고다. 편집자 》
조기창 KOTRA 암만무역관장
전체 사용 에너지의 3분의 2가량을 석유, 천연가스 등 전통적인 에너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요르단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이집트로부터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 국가 경제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요르단 정부는 요즘 에너지원의 다각화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투자와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여기서 정부가 가장 권장하고 있는 품목이 바로 태양열 온수기다.
요르단은 지표면 m²당 5∼7kWh에 이르는 강한 햇빛을 갖고 있으며 연간 쾌청일수가 300일가량이나 된다. 아직은 요르단 전체 가정의 15%가량인 약 15만 가구만이 가정용 온수와 난방을 위해 태양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나 요르단 정부는 2020년까지 이 수치를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지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런 목표가 실현되면 요르단은 연간 원유 275만 배럴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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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은 중동에 있지만 석유가 없다 보니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은 요르단 수도 암만에 위치한 한 빌딩의 태양열 집열판 모습. 최근 기름값 상승과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에너지난에 빠진 요르단은 국가적 차원에서 각 가정에 태양열 온수기를 설치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한국산은 없다. 암만무역관 제공
이 같은 시장 확대에 따라 요르단에서는 자체 제작한 온수기들이 출시되고 있으나 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산도 가격이 싸서 잘 팔리는 편인데 수명이 3년이 채 안될 정도로 품질이 떨어져 불만을 사고 있다. 따라서 여유가 있는 가정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독일 등 유럽산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산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요르단은 거리에서 운행되는 차량의 60%가량이 한국산 차이고 가전제품, 휴대전화 시장에도 한국 브랜드 제품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태양열 온수기도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애프터서비스를 강화한다면 시장 개척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국은 최근 몇 년 사이 발전소 및 연구용원자로 수주에 성공하여 에너지 분야에서 기술력을 높이 평가 받고 있기 때문에 태양열 온수기 설치 붐이 불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시장 진출을 위한 호기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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