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정경유착 의혹 특별보도 “공산주의, 권력-자본에 기생”후진타오-장쩌민家도 거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축재를 특별 보도하면서 한 중국 공산당원의 평가를 전했다. FT는 뉴욕타임스 등 서방 언론이 최근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재산 현황을 종합해 소개했다.
중국 최고지도자 및 이들 가족의 재산과 경제력을 살펴보면 이들이 권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해 왔다는 정경유착의 의혹이 물씬 풍긴다. 중국의 최대 병폐인 부패가 최고권력층에도 만연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광고 로드중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형 동생 사위 등은 대형 투자운영사, 국영기업의 경영자다.
서열 3위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낡은 외투와 신발이 언론에 포착돼 검소하고 소박한 이미지를 굳혔지만 가족은 영 딴판이다. 아들 윈쑹(雲松)은 아시아 최대 위성통신사로 꼽히는 중국위성통신그룹 회장이다. 전공이 위성통신 분야와 거의 관계없는 그가 대형 국영기업의 CEO에 오른 것. 이에 앞서 그는 조세 피난처인 케이맨 제도에 거액의 사모펀드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원 총리의 부인 장페이리(張培莉) 여사는 중국 보석시장의 실세로 꼽힌다.
서열 4위 자칭린(賈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은 2000년 부인과 함께 중국 최대 밀수사건인 ‘위안화그룹’ 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오다 결국 이혼했다. 아들과 사위는 해외에 도피 중이다. 서열 5위인 중국 미디어를 관장하는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의 딸과 아들은 각각 중국은행의 해외 미디어투자 담당 대표,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 부사장이다.
서열 6위이자 올가을 후 주석의 뒤를 이을 최고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가족도 막대한 부를 지니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뉴스는 시 부주석 일가의 자산 규모가 3억7600만 달러(약 4290억 원)라고 전한 바 있다.
광고 로드중
전직 지도부의 자제들도 부친의 후광 아래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아들은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자녀들은 중국 전력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서방 언론들은 이런 현상을 최근 중점 보도하면서 “권력과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공산주의”라며 “겉으로는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불평등한 자본주의 체제보다 더 부패로 점철된 사회”라고 비판했다. 중국 당국은 서방 언론이 쏟아내는 이런 보도가 인터넷을 통해 중국 국내로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