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유쾌한 촬영이었어요!’ 12일 오전 배우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왼쪽부터)이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촬영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김혜수 전지현 김수현 이정재 등 ★ 총출동…‘도둑들’ 빵 터진 제작보고회
“김혜수 대모·전지현 마릴린 먼로 같아”
전지현 “김수현 키스신 손해보는 느낌”
김수현 “전지현 선배 보니 저절로 몰입”
톱스타들이 총출동한 만큼 에피소드 역시 뜨거웠다.
비화의 ‘폭로자’는 연출자 최동훈 감독. “전지현이 결혼한 날 우울해 술을 마셨고 다음날 김혜수에게 전화를 걸어 결혼 계획을 물었다”는 최 감독은 “두 여배우를 캐스팅한 뒤 둘이 싸우면 어쩌지, 어떻게 중재하지, 은근히 걱정했다”고도 돌이켰다. 그러면서 김혜수는 ‘촬영장의 대모’로, 전지현은 ‘마릴린 먼로’에 비유했다.
최동훈 감독이 작정한 듯 분위기를 풀자 배우들의 입도 자유롭게 열렸다.
파격적인 발언을 꺼낸 주인공은 전지현. 연하인 김수현과 키스신을 소화한 전지현은 “연하 배우와의 작업은 물론 국내 영화에서 키스신을 연기하기도 처음”이라며 “김수현에게 (키스신이)처음이냐고 물으니 아니라더라. 좀 손해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전지현보다 일곱 살이 어린 김수현의 반응도 흥미로웠다. “굉장히 떨렸지만 집중하려고 했다. 전지현 선배를 보면 저절로 감정 몰입이 되지 않겠느냐.”
최 감독은 “영화가 끝나도 캐릭터는 오랫동안 관객의 마음에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 별명을 짓는다”고 작명 이유를 밝힌 뒤 김혜수의 극중 이름인 ‘펩시’에 얽힌 사연을 공개했다. “펩시는 우리(촬영 스태프)가 김혜수를 은밀하게 칭할 때 실제로 부른 별명”이라고 털어놓은 최 감독은 “예전에 김혜수가 연애할 때 우리가 대놓고 ‘혜수’라고 할 수 없어서 ‘펩시’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캐스팅에 얽힌 비화도 오갔다.
김수현이 “첫 영화여서 촬영장에선 스스로 주눅이 들곤 했다”고 말하자, 최동훈 감독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이렇게 잘 될 줄 알았으면 김수현의 분량을 더 많이 찍어 둘 걸 후회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정재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연출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 출연 제의를 거절한 배우로 이정재를 지목한 최 감독은 “언젠가 함께 작품을 하면 아주 어려운 액션을 맡기겠다고 결심했고 이번에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액션 연기가 주제로 나오자, 김윤석도 한 마디 거들었다. “몸 좋은 이정재, 무쇠라도 씹어 삼킬 것 같은 김수현을 두고 왜 하필 40대인 내게 와이어 액션을 맡긴 걸까.”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