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방송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계단식 좌석 가장 뒷줄의 출연자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거기 남자들, (앞줄) 어린 애들한테만 가지 말아요."(오연정)
"지난번 저쪽 구석에 앉았었는데, 오늘도 살짝 여기(뒷줄) 앉히네. 누가 모를 줄 알고!"(한옥정)
●뒷줄은 입담 좋은 게스트 차지
최근 토크쇼는 게스트 수를 늘려 집단화하고 있다. 최대한 화제 거리를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주요 포털의 '인기 검색어'는 토크쇼에서 나온 내용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집단 토크쇼인 강심장(SBS)과 세바퀴(MBC) 출연자는 매회 평균 20명 안팎이다. 출연자들은 3, 4층 높이의 계단식 좌석에 나눠 앉는다. 이 자리 배치에는 제작진의 간단하지 않은 계산이 깔려 있다.
가장 앞줄은 '비주얼석'이다. 이 자리들은 화면에 크게,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인기 절정의 스타이거나 비주얼이 우월한 게스트가 차지한다. 소녀시대 유닛그룹 '태티서'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티파니는 1일 '강심장'에 출연해 앞줄 중앙을 차지했다. 3월 컴백한 2AM은 '세바퀴'에 출연해 4명이 줄지어 앞줄에 앉았다.
최근에는 초대 손님을 줄이는 대신 고정 게스트를 늘려 '입담 라인'을 강화하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2, 3명의 사회자가 전체 출연자를 세세히 챙기기 어렵기 때문에 소외되는 사람 없이 더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집단 토크쇼는 아니지만 '해피 투게더'(KBS2)가 김준호 허경환 김원효 등 개그맨들을 보조 출연자로 끌어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운데 좌석은 '리액션석'으로 분류된다. 이 자리는 특정 인물이 화면에 등장할 때 배경으로 등장하기 쉽다. 때문에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때 리액션이 크고 화려한 게스트를 집중적으로 배치한다. 졸거나 딴청을 피우다가 카메라에 적발되기 가장 쉬운 자리도 이곳이다.
●선후배, 친소 관계도 고려해야
모두가 눈에 잘 띄는 첫째 줄을 선호할 것 같지만, 둘째 줄의 가운데 자리도 숨은 특석이다. 리액션만 열심히 하면 카메라를 훨씬 자주 노출될 수 있다. 3월 '강심장'에 출연한 '빅뱅' 승리가 이 자리를 일부러 골라 앉았다.
박상혁 '강심장' PD는 "인지도나 스타성이 자리 배치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이지만 연예계 선배나 나이 많은 분을 앞줄에 우대하기도 한다. 사적으로 친한 게스트들의 경우 가까운 자리에 함께 앉히면 재미있는 토크가 잘 나온다"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