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반도체칩 1초도 안돼 콕 집어내
세상에 없던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기업들을 사로잡은 고영테크놀러지의 고광일 사장. 국내외 700여 개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고영은 매출의 85%를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고영테크놀러지 제공
애플, 노키아 등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을 비롯해 LG, 현대 등 국내 주요 IT, 자동차 업체에 3D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고영테크놀러지의 고광일 사장. 그는 회사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집중’과 ‘도전’을 강조하며 이렇게 답했다.
고영은 휴대전화나 스마트TV, 자동차 등 정밀기기 부품의 불량을 잡아내는 3D 검사장비를 개발해 제작하는 회사다. 고영의 검사장비는 이들 첨단제품의 ‘뇌’에 해당하는 초정밀 회로기판을 3D로 찍어 분석하는데, 1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모래알만 한 반도체칩의 연결 불량까지 단박에 잡아낸다.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첨단제품 생산 기업들로서는 고영의 기술이 꼭 필요한 셈이다.
고 사장은 “일본, 미국 업체들도 검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3D 검사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수준의 기술력을 구현하지는 못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시도’하다 만 3D 기술에 집중한 끝에 고객들이 원하는 장비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2002년 고영 창립 당시 함께했던 12명의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12명 중 11명이 엔지니어였을 정도로 우리는 처음부터 기술력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고영은 창립 이후 연평균 47%에 이르는 고성장을 높이 평가받아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코스닥시장 히든챔피언에 뽑혔다. 고 사장은 “올해는 새 제품 개발과 고객 확대를 통해 매출액 1200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