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힘보다는 스텝이 중요투수출신 야수 송구 강해
이처럼 강한 송구를 위한 절대 조건은 ‘도움닫기’다. 외야수는 선 채로 공을 던지는 투수와 달리 도움닫기를 한 뒤 던진다. 보통 3, 4번 도움닫기를 한다. 세 발짝을 걸으면 빠른 송구가 가능한 대신 네 발짝을 걸을 때보다 힘이 떨어진다.
‘짐승 송구’로 유명한 SK 외야수 김강민은 세 발짝 도움닫기를 한다. ‘수비수의 한 발이 주자의 두 발과 같다’는 지론 때문이다. 그는 “공이 외야수까지 굴러오는 동안 최대한 빨리 달려가 공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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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줄 송구의 달인들은 투수 출신이 많다. 김강민과 임재철도 투수에서 야수로 전업했다. 넥센 심재학 코치는 선수 시절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이름을 날리면서 투수로 전업하기도 했다.
어깨가 좋다고 무조건 송구를 잘하는 건 아니다. 임재철은 “어깨가 좋으면 힘으로 공을 던지려 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힘보다는 공을 잡아 던지는 스텝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밖에 외야에서 홈이나 1∼3루로 바로 던질 때는 최대한 낮게 원바운드로 송구하는 게 원칙이다. 공을 공중으로 높이 던지면 그 사이에 주자가 한 발이라도 더 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건 반복적인 송구 연습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는 ‘백만 불짜리 송구’는 피와 땀의 결정체라는 얘기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