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국공립 280곳 신설” vs 복지부 “예산 부담… 인가 없으면 불가”
시는 올해 80곳,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100곳씩 모두 280곳의 국공립어린이집을 세우기로 하고 지난달 1차로 32곳을 선정했다. 32곳에 투입되는 309억 원을 비롯해 올해 80곳에 총 890억 원을 쓸 계획이다.
국공립어린이집에 정부가 지원해주는 항목은 크게 4가지다. 인건비는 중앙정부와 서울 자치구가 각각 3 대 7 비율로 부담하고 있다. 신축비용, 기자재 지원, 환경개선비는 5 대 5로 매칭한다. 현재 서울시의 국공립어린이집은 모두 685곳. 지난해에만 국비 280억 원(28%) 시비 476억 원(47%) 구비 265억 원(25%)이 이 사업에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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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어린이집은 신설 1년 전에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인가가 나오는 비율은 높지 않다. 정부는 예산 부담 탓에 인가 규모를 최소화하고 있다. 전국에 3만 곳이 넘는 어린이집 가운데 국공립어린이집은 5%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정부와의 협의 없이 국공립어린이집을 대폭 늘리겠다고 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발표한 복지부의 보육대책에서는 ‘지자체가 만드는 어린이집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서울시는 “1차로 선정된 32곳을 포함해 신설 중인 어린이집이 내년부터 문을 열 예정인데 그 사이 복지부와 협의해 지원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공립어린이집 문제는 서울시와 복지부의 감정싸움으로 흐를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무상보육 예산이 없다고 국고보조율을 높여 달라는 판에 국공립어린이집까지 지자체 마음대로 늘리겠다면서 예산을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정부 주도로 올해부터 시행하는 0∼2세 무상보육 예산의 80%를 서울시에 부담하도록 떠넘기고 국비지원율 25%인 국공립어린이집 운영비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발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