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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School Diary]초등 회장선거, ‘이미지’를 선점하라!

입력 | 2012-03-13 03:00:00

선거공약 아닌 이미지가 당선 좌우




《“제가 회장이 되면 이 배터리처럼 우리 반을 행복과 기쁨으로 충전시키겠습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최모 양은 최근 학급회장 선거 연설시간에 비어있는 책가방 안에서 돌연 건전지가 나타나는 마술을 선보였다. 마술로 시선을 끌면서도 ‘행복충전’이라는 자신의 슬로건을 상징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새 학년을 맞아 치러지는 초등학교 전교 및 학급 임원선거에서는 ‘이미지 선거’가 대세다. 새 학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실시되는 1학기 선거는 ‘공약’보다는 후보의 차별화된 ‘이미지’가 당락을 결정짓는다.

특히 1학기 회장 및 반장선거에 나설 때는 ‘믿음직스러운 모범생’ 이미지가 효과적. 담임선생님이 없을 때 반을 공정하게 이끌려면 ‘모범생’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 5학년 심모 양은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인기를 끌었을 때 한 친구가 회장선거에 빵을 들고 나왔다. 그 친구는 ‘김탁구가 따뜻한 빵을 만들었던 것처럼 반을 따뜻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회장이 됐다”고 말했다.

2년 연속으로 학급임원을 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 4학년 최모 군은 “학급 임원을 노린다면 1학기 선거가 실시되기 전 일주일은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면서 “수업시간에 선생님에게 칭찬을 많이 받으면 ‘모범생’ 이미지를 쌓을 수 있어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전교회장 선거에서는 ‘이미지’가 더욱 중요하다. 연설이 TV 모니터를 통해 중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초등 2, 3학년 ‘유권자’들은 ‘재미있는’ 후보보다는 ‘모범생 같은’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많다.

‘인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최근 전교 여자회장에 당선된 초등 6학년 서모 양은 “후보자가 속한 학년 친구들의 표는 대부분 갈리지만 저학년의 경우는 그 학년에 아는 후배가 있는지 여부가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나는 3학년에 다니는 친동생이 친구가 많아 3학년 표를 많이 얻었다. 남녀 전교부회장도 저학년인 동생이나 사촌이 선거운동을 해줘서 표를 많이 받아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