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무제 평전/ 양성민 지음·심규호 옮김/ 840쪽·3만5000원·민음사
기원전 141년 16세의 나이로 즉위해 54년 동안 황제의 자리를 지킨 무제는 인의에 바탕을 둔 덕치를 시행하되 선진 법가 사상을 수용하여 엄격하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며 나라를 다스렸다.
중국 역사에서 무제는 진시황과 더불어 ‘진황한무(秦皇漢武)’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 있는 황제로 꼽힌다. 그는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의 사업을 계승 발전시켰고 장생불로를 바랐다는 점도 진시황과 비슷하다. 하지만 진시황이 ‘갱유(坑儒)’에서 보듯 유가를 멸시한 반면 무제는 유가 사상을 국가의 통치 사상으로 삼고 태학을 세웠으며 백가의 학문을 두루 끌어들였다. 이로써 그는 중국 봉건시대 문화 사상 정책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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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무제는 전쟁을 일삼고 재정을 낭비해 백성들에게 부담을 지웠으며 음탕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겼다는 과오도 남겼다.
선거의 해를 맞아 훌륭한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우리로서는 무제의 국가 경영을 들여다봄으로써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상을 고민해볼 수 있다. 방대한 분량으로 무제의 실적과 실책을 객관적 시각에서 담담하게 서술해 건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