治於人이라 하니 治於人者는 食人하고 治人者는 食於人이 天下之通義也니라
曰 이하는 古語를 인용한 것이다. 그런데 그 古語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서는 이설이 있다. 당나라 때 ‘正義’는 ‘或勞心, 或勞力’만을 고어로 보았다. ‘춘추좌씨전’에서도 이 두 구절을 옛말로 인용했다. 주자(주희)는 ‘勞力者治於人’까지를 고어로 보았다. 교정청의 언해본은 주자의 설을 따랐다. 여기서도 주자의 설을 따른다. 하지만 金長生 등은 ‘治人者食於人’까지의 29자를 고어로 보았다.
治人은 남을 다스림, 治於人은 남에게 다스려짐이다. 食人은 남을 먹여줌, 食於人은 남에게 얻어먹음이다. ‘동사+於+인칭명사’의 짜임은 ‘∼에게 ∼함을 입는다(당한다)’는 뜻의 피동구문이다. 食人이란 물건을 생산하고 조세를 납부하여 윗자리의 사람에게 옷과 먹을 것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天下之通義는 천하의 어디에 가더라도 通用(통용)되는 도리라는 뜻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