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눈 뜬 클린턴… 문학에 빠진 슈미트
프랑스 리베라시옹이 26일 전직 대통령과 총리 10명의 삶을 소개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대선에서 패하면 정치를 그만두고 은퇴해 다른 생활을 영위하거나 변호사를 하겠다”고 말한 게 계기였다. 이 신문은 “많은 지도자가 바쁘게 일하고 세계 문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개된 10명의 지도자는 미국의 지미 카터(86)와 빌 클린턴(65) 전 대통령,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59)와 펠리페 곤살레스(69) 전 총리, 독일의 헬무트 슈미트(93)와 게르하르트 슈뢰더(67) 전 총리, 영국의 마거릿 대처(86)와 토니 블레어(58) 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66) 전 브라질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80) 전 소련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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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에도 높은 지지율 속에 은퇴한 마술사 룰라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당과 노조, 정치 후배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지도자로 평가됐다. 그 역시 회당 20만 달러의 강연료를 받지만 룰라연구소를 통해 브라질 민주화 정착과 라틴계 미국인 지원에 대부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미트 전 총리는 고령이지만 최근까지 책을 펴내고 주간지에 고정 칼럼을 쓰는 문학적인 삶을 살고 있다.
아스나르 전 총리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회당 3만 유로의 강연료로 재산을 모으고 미 조지타운대에서 현대 유럽정치를 강의하는가 하면 부동산, 에너지 회사의 자문,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 이사로 실속을 챙기고 있다. 스페인의 첫 사회당 총리 곤살레스는 사교 생활과 분재 등의 취미에 몰두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환경운동에 진력하면서 콘퍼런스와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정국과 관련해 거침없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반면 텔레그래프지가 영국 근대사 300년에서 가장 중요한 6명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평가한 대처 전 총리는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북아일랜드와 노조 탄압, 사회보장망 축소 등으로 비판도 받고 있다. 블레어와 슈뢰더 전 총리는 좌파세력의 ‘제3의 길’을 열었지만 자신의 회사 설립 등으로 지나치게 돈에 집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