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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빛과 소금으로]서울 화곡동 강남교회

입력 | 2012-01-20 03:00:00

“십자가 주변 100리 굶는 이웃 없게…” 먹여주고 보살피고 재활도와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남교회는 개인적, 사회적 구원의 통합과 이웃 사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곳은 1970년 개척된 뒤 지역사회의 변화를 보듬어온 강서구의 대표적 교회다.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 “경주 최부잣집에 내려오는 가르침의 하나가 ‘주위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겁니다. 하나님을 따르는 이들이 모인 교회 주변에서 끼니 걱정하는 사람은 없어야죠.” 1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남교회(기장 교단)에서 만난 전병금 담임목사(69). 기장 총회장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대표회장을 지낸 그는 현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대표회장과 CBS 이사장을 맡고 있는 개신교계 원로다. 》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주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김장을 담그고 있다. 강남교회 제공

1997년 외환위기 때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일가족이 생활고 때문에 음독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늦은 밤이면 곳곳에 십자가가 번쩍거리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사회복지 북한 동포돕기는 정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종교와 사회단체들이 힘을 보태야 합니다. 같은 배를 타고 있는데 좌니, 우니 따지기에 앞서 우선 서로 도와야죠.”(전 목사)

이 교회는 왜 강서구의 강남교회가 됐을까. 1970년 교회가 개척될 당시 화곡동을 포함한 흑석동, 김포공항 일대가 ‘강남’이라고 불렸기 때문이다. 2007년 지금의 예배당에 입당하면서 교회 이름을 바꾸자는 말이 나왔지만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이 많아 그대로 쓰고 있다.

1979년 담임목사로 부임한 전 목사는 33년째 이 교회를 지켜왔다. 이 교회는 출석 신자 3000여 명으로 기장 교단에서는 규모가 큰 축에 속한다. 이름 때문에 부자 교회라는 이미지가 있어 도와달라는 편지가 자주 온다. 실제 교회 재정은 여유가 없지만 마음은 넉넉했다. 지난해에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회복지위원회가 주관하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상’을 받았다.

교회는 2009년부터 강서구청에서 가양5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즐거운 어린이집, 데이케어 센터, 노인재가센터, 푸른방과후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달 신자 15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소외된 이웃의 자립을 돕고 있다.

이 교회는 2010년 개안수술 100명을 위한 걷기대회를 개최해 3000만 원의 수술비를 지원했다. 한해 2600여 명의 신자들이 음식 만들기와 홀몸노인 돕기, 아동 학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사회를 섬기는 활동에 참여한다. 2009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직장을 잃은 가장들의 신청을 받아 매월 3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강남교회는 농어촌 교회와 미자립 교회들에 대한 지원, 북한 동포를 위한 나눔 운동 전개, 해외 선교사 파송과 지원, 외국인 노동자 선교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돼지 저금통에 하루 100원씩 헌금해 100일 동안 1만 원을 모아 2000만 원을 북한 어린이를 위한 활동에 지원했다.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의 통합을 지향해온 전 목사는 개신교계의 대표적인 대화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개혁위원장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연합과 일치위원장을 맡아 진보와 보수로 나눠진 교회의 통합과 개혁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0년에는 고 옥한흠 목사와 함께 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합에 나서기도 했다.

“요즘 (한기총) 분위기를 볼 때 통합했다면 ‘큰일’ 날 뻔 했죠.(웃음) 남의 집 얘기라 길게 언급할 것은 없고, 한기총이나 NCCK나 사심 없는 사람들이 나서 빛과 소금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충실해야 합니다. 보수든 진보든 대화에 열려 있지 않으면 극단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일부 개신교계의 정당 창당이나 정치적 활동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링거를 맞고 있는 게 아니라 이제 중환자실에 들어간 한국 교회가 무슨 정치냐”며 “옛 말대로 ‘수신제가(修身齊家)’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 믿어 천당 가는 것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절름발이 신앙’입니다. 한쪽 바퀴가 빠진 수레바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자신뿐 아니라 이웃, 나아가 사회적 구원을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전병금 목사의 ‘내가 배우고 싶은 목회자’ 김명혁 목사 ▼
복음 향한 끝없는 열정에 고개숙여

서울 강변교회 김명혁 원로목사(75)와 나는 10여 년 전부터 만나 한국 교회를 함께 염려하며 친분을 나누고 있다. 북한은 광복 후 예배도 못하게 하고, 김 목사의 부친인 김관수 목사 등 교회 지도자들을 강제노역으로 내몰았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월남한 그는 고학으로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 가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했다.

김 목사는 보수적인 신학자이지만 하나님의 사역이라면 그 어떤 진보적인 목회자와도 협력하고 있다. 신학과 목회의 발전, 교회 일치를 위해 진보적인 교단과의 대화를 누구보다도 더 원했다. 그의 복음을 향한 변함없는 열정과, 신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인간을 사랑하는 모습은 보는 이를 감동시킨다. 이런 사랑의 목회자를 사람들이 존경하고 닮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