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물쇠 비슷해 대부분 열려”
김모 씨가 빈집에 침입할 때 사용했던 열쇠 꾸러미. 아래쪽에 있는 납작한 직사각형 모양의 열쇠 7개가 범행에 사용된 것이다. 동대문경찰서 제공
실제로 열쇠 7개로 2년간 빈집 101곳을 털어 억대 금품을 훔친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009년 9월부터 이달 3일까지 수도권의 101가구에 침입해 2억4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로 김모 씨(45)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김 씨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첫 범행 당시 가지고 있던 열쇠를 빈집 열쇠 구멍에 넣고 몇 번 돌려보니 문이 열렸다. 이런 방식으로 침입해 금품을 훔친 뒤 집 안에 있던 다른 열쇠도 갖고 나와 비슷한 모양의 열쇠 7개를 모았다. 이후 초인종을 눌러 인기척이 없으면 빈집임을 확신하고 열쇠 7개를 돌려가며 열쇠 구멍에 꽂아 90% 이상 성공했다. 14일 경찰이 언론 브리핑 자리에서 김 씨의 열쇠 7개로 견본 잠금장치 2개를 열어본 결과 모두 열렸다.
광고 로드중
열쇠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33)는 “긴 직사각형 열쇠가 들어가는 잠금 장치를 만드는 시스템은 국내에 100개 정도 되는데, 반복해서 만들다 보면 똑같은 패턴이 나온다”며 “이 구멍에 맞을 법한 열쇠를 몇 개만 가지고 있으면 문을 여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모양의 잠금 장치는 도난에 취약해 손님에게 잘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