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반성 없인 미래 없어…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나라당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다음 날 첫 행보로 이정현 의원의 출판기념회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박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쌓인 정치권에 대한 불신, 약속과 신뢰가 무너진 데 대한 배신감, 생활고를 해결해주지 못한 무책임 등에 대한 시민들의 판단”이라고 패배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분을 만나 얘기를 듣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나라당이 강도 높은 혁신을 하지 못한다면 내년 총·대선 국면에서 또다시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자신부터 국민에게 한발 더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선거 결과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도 구성하고 이전에도 그러지 않았느냐. 그게 제대로 된 반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늘까지 왔다”며 일각의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어 “진정 변화를 이뤄내려면 강한 의지와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또 말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앞으로 자연스럽게 국민과 소통하며 대선 행보를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 홍준표 대표 체제를 존중하는 만큼 자신이 당의 전면에 나서 혁신을 주도하기보다는 외곽에서 변화의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광주=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