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미 국방부에서 북한 정세를 포함해 세계 안보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육해공 참모총장 등 미군 수뇌부가 총집결했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 국방부를 방문한 일도, 미 국방부가 외국 정상에게 안보 브리핑을 한 것도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아일보와의 단독 서면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역사상 어느 때보다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를 실감케 하는 행사였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이 한국에는 ‘제1의 안보 축’이며, 미국에는 ‘태평양 지역 안보를 위한 초석’임을 재확인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태평양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10년간 지속될 미국의 국방예산 삭감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국방과 안보를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과 중국의 급속한 팽창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고려하면 이번 한미 정상의 만남이 더없이 반갑다. 국제 정세가 요동칠수록 한미동맹 이상의 안보대책은 없다.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절차가 마무리돼 한미는 경제동맹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게 됐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안보동맹과 FTA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제동맹의 두 날개로 한미관계가 순항할 채비를 갖췄다. 이 대통령의 표현처럼 “역사적인 새 장이 열렸다”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진화된 한미관계를 국익을 극대화하는 발판으로 삼으려면 국민 모두가 진솔하게 한미 외교의 결과와 손익을 평가해야 한다. 우리 아닌 다른 나라가 미국과 안보동맹과 경제동맹을 동시에 맺었다고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두 동맹의 가치를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야당은 FTA를 비준한 미국 의회를 보고 배워야 한다. 반미(反美)에 초점을 맞춰 사사건건 한미관계를 폄훼하는 일부 세력의 행태도 바뀔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