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불안 완화 불구 유로존 불확실성 감안높은 근원물가ㆍ기대인플레는 부담요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넉달째 동결이다.
금통위는 13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격월로 인상되면서 2008년 12월 이후 2년3개월만에 처음으로 올해 3월 연 3.0%로 올라선 뒤 지난 6월부터 연 3.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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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근원물가의 상승세가 가파르고, 기대인플레이션율마저 거의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불안은 이번 동결의 부담이 될 전망이다. 물가 등을 고려해 `금리를 정상화하겠다'는 한은의 정책기조보다는 대외 불확실성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이로써 한은의 금리 정상화 기조에는 넉달째 제동이 걸렸다.
이번 동결은 무엇보다 지난 12일 슬로바키아 의회가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법안'을 부결, 유로존 재정위기 극복에 차질이 빚어진 점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또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는 등 실물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점도 동결 요인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연초까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5%로 전망했으나 9월부터는 4.5%로 낮췄다.
지난 9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6% 증가한 471억2000만 달러다. 지난 8월(25.9%)보다는 증가세가 꺾였다.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수출단가 하락으로 수출 증가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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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슬로바키아 의회가 재투표를 통해 법안을 승인하느냐, 내달 3일 프랑스 칸에서 열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재정위기'의 해법이 나오느냐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에 비해 1%포인트 떨어진 4.3%에 그치면서 물가상승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9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3.9%로 여전히 높다.
특히 한은이 9월말 집계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연평균 4.3%로 2008년 11월 4.3% 이후 2년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 향후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증권 염상훈 애널리스트는 "세계경제가 계속 불안한데다 물가도 내년부터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