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우리 스스로 물어보자. 미국은 완전고용을 회복하는 일이 왜 이다지도 힘든가. 주택 버블은 이미 붕괴됐고,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저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지만 한때 미국은 주택 버블도 없었고 더 높은 저축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완전고용에 가까웠던 호시절이 있었다. 그때와 지금은 무엇이 변한 것일까.
정답은 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무역적자가 적었다는 데 있다. 과거의 경제 안정을 회복하려면 현재 연간 수입규모가 수출보다 5000억 달러 이상 많은 상황을 바꿔야만 한다.
물론 세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담당하는 미국이 그들처럼 공세적으로 움직일 순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 현 상황에서 통화가치 조절은 꼭 필요한 조치다. 특히 자국 통화 저평가를 무조건 고수하는 국가들에 대해선 확실한 대응이 요구된다.
말을 돌릴 필요도 없다. 그 대상은 바로 중국이다. 지금까지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제가 제대로 진지하게 검토된 적도 없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반대파들은 중국 위안화가 저평가됐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느냐고 주장한다. 농담하는가. 현재 중국 외환보유액에 달러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고나 하는 소린가. 중국은 약 3조2000억 달러를 갖고 있다. 위안화 저평가로 얻은 이익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드러난다.
반대파들은 또 중국에 책임을 물으면 중국정부가 미 채권 구매를 멈추는 보복행위에 나설 것이라 경고한다. 하지만 미국 채권은 사려는 희망자가 너무 많아서 문제다. 미국 장기채권 이자율이 겨우 2%밖에 되지 않는 게 그 증거다.
갈수록 노동력 비용이 증가하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점차적으로’ 위안화 저평가 효과가 감소될 것이란 전망이 있는데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점차적으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실업률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선 한가한 소리일 수밖에 없다. 중국을 거칠게 다루면 무역전쟁이나 외교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과장되긴 했으되 실제로 존재하는 위험이다. 하지만 높은 실업률 때문에 엄청난 내상이 켜켜이 쌓여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은 더는 국가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법을 무시해선 안 된다. 중국에 대한 특별한 대우를 지속하는 한 미국은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시기는 무르익었다. 이제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폴 크루그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