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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신간소개]명참모의 조건

입력 | 2011-09-28 14:31:53


‘명재상’, 또는 ‘명참모’ 하면 십중팔구는 맨 먼저 제갈량을 떠올릴 것이다. 정사(正史) <삼국지>의 저자인 진수도 <제갈량전>에서 “세상을 다스리는 이치를 터득한 인재로, 관과 소에 필적할 만하다”며 높이 평가했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관중과 한나라의 소하는 중국인들이 최고의 재상으로 꼽는 인물들이다.

◇명참모의 조건 / 모리야 히로시 지음· 김현영 옮김 / 비즈니스맵 / 271쪽 / 13000원

중국 고전연구 분야에서 일본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는 모리야 히로시가 저술한 《명참모의 조건》이 출간됐다. 이 책은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상과 참모들을 통해 바람직한 ‘참모상’ 을 제시한다. 저자가 <삼국지>, <손자>, <사기>, <한비자>, <정관정요> 등 중국 고전에서 뽑아낸 명참모와 명재상의 조건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참모와 재상은 군주를 보좌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같지만, 두 직책의 역할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참모는 군주에게 ‘謀’(모), 즉 지략, 도는 술책등을 진언하는 사람이다. 오늘날로 비유하자면, 경영전략에 관한 기획안을 제시하는 자리인 셈이다. 그에 비해 재상은 참모보다 훨씬 더 넓은 안목과 식견을 바탕으로 탁월한 관리 능력을 발휘해야 되는 자리이다.

예컨대 장량과 소하가 그렇다. 장량과 소하는 모두 한의 고조 유방을 보좌하며 천하제패에 공헌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매우 뚜렷한 개성을 보였다.

장량은 ‘막사 안에서 계책을 짜내어 천 리 밖 승부를 결정짓는 인물’로 알려졌듯이, 오로지 '지략'으로만 유방을 보좌하여 명참모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와 달리 소하는 재상으로서 후방의 경영을 맡은 인물이다. 전선에 나간 유방에게 지원에 관한 걱정을 끼치지 않아 후세 사람들이 명보좌관을 뽑을 때 절대로 빼놓지 않고 떠올리는 인물이다.

‘삼국지’의 제갈량에 대해서는 명참모와 명재상의 역할을 모두 훌륭하게 수행한 인물로 평가한다. 군사와 정치 양면에서 군주를 잘 보좌해 명군사, 명재상이라는 평이다. 근래의 인물들 중에서는 철저하게 ‘忍’(인)을 관철하는 도가적인 처세술을 앞세운 저우언라이(周恩來)를 명재상으로 꼽는다.

대체로 세상이 혼란스러운 전시에는 참모형 인간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안정기에는 재상형 인간이 빛을 발한다고 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학교, 직장 등 조직에서의 인간관계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그러면 좀 쉽게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수는 없을까?
저자는 “중국의 명재상과 명참모들의 모습에서, 일인지하 만인지상(한 사람의 아래, 만 사람의 위)의 자리에 올랐으나 악명을 떨치고만 인물들의 처세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라”고 한다. 처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기를 권한다.

끝으로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2천 몇백 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최고의 병법서로 평가되는 <손자>를 통해 2인자 즉, 참모와 재상에게 도움이 될 만한 8가지의 가르침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 승산 없는 싸움을 하지 마라.
· 적을 알고 나를 알라.
· 먼저 주도권을 잡아라.
· 아군은 모으고 적은 분산시켜라.
· 실을 피하고 허를 쳐라.
· 적의 눈을 속여라.
· 임기응변으로 싸워라.
· 장수를 얻어라. 

◇명참모의 조건 / 모리야 히로시 지음· 김현영 옮김 / 비즈니스맵 / 271쪽 / 13000원

강미례 동아닷컴 기자 novemb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