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지→후세인궁 수송… 6년째 단서조차 못찾고 서로 상대국가 의심만“美정부 사상 최대 절도”
현대판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라도 나타난 걸까.
미국이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이라크에 100달러짜리 현금 뭉치로 보냈던 재건자금 가운데 무려 66억 달러(약 7조1500억 원)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3일 “미 정부 역사상 가장 큰 액수의 절도 사건이 벌어졌다”며 “6년째 추적하고 있지만 별다른 단서조차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66억 달러는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에 있는 모든 공립학교의 1년 예산을 합친 액수와 맞먹는다.
광고 로드중
스튜어트 보언 특별감사관은 “회계 실수나 장부상 누락은 결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돈에 문제가 생긴 걸 알고부터 이라크 정부와 함께 수십 차례나 검토했지만 돈의 행방은 찾지 못했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을 의심하고 나섰다. 미국 내에서는 “재건자금 가운데 뇌물 등으로 관리와 건설업자의 주머니로 헛되게 들어가는 돈이 많다”는 지적이 자주 일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마대에 담긴 현찰이 저장고에 허술하게 보관돼 있었다”며 “궁 사정을 잘 아는 고위층이 관련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공동조사를 맡았던 압둘 바시트 투르키 사이드 회계감사관은 “자기들이 보관을 허술히 해놓고 누굴 탓하느냐”며 “재건자금은 명백히 이라크 재산이므로 손실 액수에 대해서는 법정을 통해서라도 미국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 자금 보관 책임은 미군이 맡고 있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