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회장은 한국에서 태어난 화교 3세다. 미국 유학을 거쳐 1980년 동양시멘트 대리로 ‘처가 회사’와 인연을 맺은 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46세 때인 2001년 동양그룹에서 오리온그룹이 계열 분리되면서 회장에 취임했다. 부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과는 서울의 한 외국인고교에 다닐 때 알게 돼 결혼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윗동서인 현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미재계회의 회장을 맡으며 경제계와 관련된 대외활동이 비교적 활발했다. 반면 담 회장은 경제인들의 모임에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기도 했다.
▷담 회장이 16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은 그가 부인 및 측근들과 공모해 위장 계열사 임원에게 월급이나 퇴직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미는 등의 방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법인 돈으로 리스한 람보르기니, 벤츠 같은 고급 외제 승용차를 자녀 통학 같은 개인 용도로 무단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검찰이 횡령 또는 배임 액수로 보는 160억 원을 담 회장이 개인 재산으로 모두 변제했다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그렇다고 죄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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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