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SK텔레콤 ‘와이파이 말바꾸기’ 논란

입력 | 2011-05-20 03:00:00

2010년 1월 “무료 개방” → 2011년 5월 “우리 고객에게만”




지난해 1월 14일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끌었던 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와이파이(Wi-Fi) 통신망을 무료로 개방하겠다는 것이었다. 경쟁사는 유료로 판매하던 통신서비스였다.

최고경영자(CEO)였던 정만원 당시 사장(현 그룹 부회장)은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무료 개방을 강조했다. 현 CEO인 하성민 사장도 당시 “개방과 확산, 상생을 통해 고객에게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무선데이터 콘텐츠를 이용하게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심지어 정 사장은 “와이파이는 공공재”라고까지 했다.

그랬던 SK텔레콤이 19일 말을 바꿨다. 7월 1일부터 와이파이망을 자사(自社) 고객에게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회사가 내놓은 공식적인 이유는 ‘우수한 품질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SK텔레콤 고객이 더욱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쟁사들은 “그러면 그렇지”라며 SK텔레콤을 비난했다. KT는 2002년 ‘네스팟’이라는 와이파이 상용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 이미 와이파이 설비를 충분히 확보해 둔 상태였다. LG유플러스도 과거 LG데이콤 시절 인터넷 전화를 판매하면서 전국에 250만 개의 와이파이 접속장치(AP)를 보급한 바 있어 이 부문에 강점이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와이파이 설비에서 뒤진 SK텔레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고 어느 정도 설비투자를 따라잡게 되자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한 경쟁 통신사 관계자는 “와이파이망이 부족하던 지난해에는 경쟁사의 와이파이망을 ‘개방’하라며 공세를 펼치더니 어느 정도 투자가 이뤄지자 ‘폐쇄’로 돌아섰다”며 “화장실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진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사실 와이파이 설비투자 비용을 내는 주체는 SK텔레콤 고객들이기 때문에 돈을 낸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뿐”이라며 “앞으로도 공공지역에서는 다른 통신사와 협조해 와이파이망 공동구축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