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 지상전 불개입 고수땐 리비아 동서분할 가능성
카다피 쿠데타 전 리비아 리비아는 본래 세 나라(키레나이카 트리폴리타니아 페잔)가 1951년 연방을 이뤄 세워졌다. 카다피 대령이 일으킨 1969년 쿠데타 혁명 이전까지 왕이 3개 지역으로 분할통치하는 부족국가였다. 옛 키레나이카의 주도가 바로 현재 반카다피군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벵가지. 중서부 사막은 인구도 많지 않고 중앙정치와 거리가 멀지만 아프리카 전통이 강하고 반카다피 정서도 덜하다.
리비아 제3의 도시로 중서부에서 유일하게 반군이 장악해온 미스라타는 22일 카다피군 탱크들이 포격을 가해 차량에 있던 어린이 4명이 숨졌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21일에도 양 측의 전투로 40명이 숨졌다. 현지 야전병원에는 총상을 입거나 파편에 부상한 100명 이상의 중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누워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한 병원 의사는 “반군의 상당수는 칼, 창 같은 원시적인 도구로 정부군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카다피군은 미스라타 시내 건물 지붕에 저격수들을 배치해 거리로 나오는 주민들을 무차별 조준사격하고 있다. 또 민간인 희생을 우려한 다국적군이 시내를 제대로 공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탱크를 시내에 배치했다. 다국적군은 카다피군과 반군의 지상전에는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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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군은 이날 반카다피군이 장악한 진탄에서도 중화기를 동원한 공격을 퍼부어 10명이 사망했다. 트리폴리에서 서남쪽으로 130km 떨어져 있는 진탄에는 다국적군의 공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서방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 현 상황을 유지할 경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지구전 전술로 리비아의 동서 분할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