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뚜리비옹 목걸이(왼쪽), 프레드 델핀 링.
특히 다이아몬드는 가장 고가로 평가받지만 예물시장에서는 역설적으로 가장 실용적인 보석으로 손꼽히며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성이 높고 품질에 따라서는 투자 상품으로도 인정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월이 지나 원석을 다시 세팅하고 싶을 때에도 활용 폭이 넓고 후대에 물려주기도 좋다. 롯데백화점 잡화MD팀 유수근 상품기획자(CMD)는 “실용성 바람이 불면서 투자가치가 있는 다이아몬드가 고가임에도 각광을 받고 있고 수요도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늘었다”며 “디자인도 평소에 착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하면서 간결하고 세련된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 화려함보다는 실속
골든듀 폴링인러브 커플링.
가짓수를 줄이는 대신 남는 비용으로 명품 브랜드의 반지나 목걸이를 하나 정도 구입하는 것도 최근 트렌드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1월부터 지난달까지 예물보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38.5% 늘었는데, 티파니 등 명품 보석 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주얼리 담당 최승수 바이어는 “최근 예물의 가짓수를 줄이는 대신 좋은 반지나 목걸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티파니는 반지 링에 로마숫자를 형상화 해 평상시에도 착용할 수 있는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반지로 실용성을 강조하는 ‘아틀라스 컬렉션’과 전 세계 다이아몬드 가운데 0.01%만 발견되는 ‘옐로 다이아몬드 주얼리’ 라인을 함께 선보이는 등 실용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 디자인도 실용성이 대세
실용성이 강조되는 것은 디자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비부부들은 장롱 속에 묵히기 십상인 비싸고 큰 예물보다는 평소에도 착용할 수 있는 캐주얼하고 부담 없는 디자인을 선호한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직장생활 등 평상시에도 착용하기 무난한 디자인의 소재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특히 지나치게 모던한 스타일보다는 클래식한 바탕에 세련미를 더한 디자인이 인기다.
까르띠에발롱 블루 스틸 워치.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단순한 주얼리 상품도 각광받고 있다. 목련꽃의 절제된 화려함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프린세스 ‘매그놀리아’ 목걸이처럼 꽃과 이슬, 눈송이 등 자연을 소재로 한 디자인의 웨딩 주얼리는 차별화된 개성을 원하는 신부들이 선호한다.
○ 결혼예물 법칙 없어
실용과 개성을 추구하는 추세는 광범위하다. 커플링의 경우 기존의 같은 모양에서 벗어나 서로의 개성을 살려줄 수 있는 각기 다른 디자인의 상품이 나오고 있고 남성 시계도 패션에 신경 쓰는 남성을 배려해 디테일을 강조했다. 피아제가 선보인 ‘엠퍼라도 쿠셍’ 시계는 2100년까지 오차 없이 요일과 날짜를 계산하는 캘린더 기능 등이 있어 기능성 시계를 좋아하는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고, 티쏘는 스포티하고 심플한 매력을 갖춘 ‘쿠트리에 쿼츠 크로노’를 선보여 남성층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차형근 바이어는 “보석을 비롯한 결혼예물은 크기와 질, 디자인에 따라 같은 종류라도 천차만별의 가격 차를 보이기 때문에 사전에 시장조사 등을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결혼 예물로 어떤 것을 꼭 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예물을 선택하고, 순간의 욕심으로 사두고 장롱 속에 묵혀둘 것 같은 예물은 과감히 생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