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1.72%-코스피 1.31%-상하이 0.79%↓ 안전자산 선호… 금값은 온스당 3.66달러 올라
일본 동북부의 강진은 오후 2시 45분, 금융시장이 마감하기 직전에 일어났다. 당초 미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 환율은 전날 대비 하락(엔화 가치는 상승)하고 있었지만 지진 소식이 전해진 뒤 환율이 급등하며 엔화 가치가 급락했다. 엔화 환율은 장중 83.29엔까지 치솟아 엔화가치는 지난달 22일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0.7% 정도 빠지다 지진 소식에 1.72%로 하락폭을 확대해 10,254.43엔으로 마감해 1월 말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예상보다 높게 나온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 국제 유가 상승 압력, 미국 뉴욕 증시 급락 등 악재에 시달리던 아시아 증시는 일본 지진 소식까지 나오면서 동반 폭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79% 하락한 2,933.80으로 마감했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0.87% 하락한 8,567.82, 홍콩 H지수는 1.85% 떨어진 12,752.01로 장을 마쳤다. 한국 종합주가지수도 1.31% 떨어진 1,955.54로 1,960 선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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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금값이 올랐다. 금값은 이날 온스당 3.66달러 오른 1416.25달러였다.
지진이 한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95년 고베 대지진 때 일본 반도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수는 오히려 올랐다”며 “도쿄 인근에는 정유, 화학공장이 많아 해당 업종의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여행, 항공업계는 당분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망은 시각이 엇갈렸다.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베어링은행이 파산한 것도 당시 선물옵션 투자를 주도했던 닉 리슨이 일본 주가하락을 예측하지 못한 채 대규모 거래를 진행함으로써 시작되는 등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불똥이 튈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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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