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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탱크 바레인 진입” 오보 퍼져 국제유가 요동

입력 | 2011-03-03 03:00:00


아랍권의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권 민주화 시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바레인에 군사 개입설까지 나왔다. 이집트 일간 알마스리알윰은 이날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오후 6시 45분 사우디와 바레인을 잇는 25km 길이 킹파드 다리에 탱크 2대씩을 실은 운송차량 15대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수니파의 종주국 격인 사우디가 바레인의 수니파 정권을 시아파가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군사 개입을 하는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 소식에 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사우디는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산유국이다.

그러나 1일 바레인 정부가 “탱크들은 쿠웨이트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에 동원됐다 복귀하던 바레인 탱크”라고 밝힘에 따라 사우디 군의 개입설은 일단 오보로 밝혀졌다. 사우디는 바레인과 다리로 연결돼 있어 바레인 반정부 시위가 격화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우디는 이미 여러 차례 “바레인의 근본적이고 급진적인 변화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인근 국가들은 이미 민주화 혁명 열기가 한창이다. 바레인 반정부 시위는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시아파와 수니파의 종교 갈등으로 번지면서 점점 확대되는 상태다.

사우디 남쪽 국경에 인접한 예멘에서는 미 대테러 당국이 알카에다와 연루됐다고 지목한 근본주의 이슬람 사제 셰이크 압둘 마지드 알진다니까지 시위에 가세했다. 예멘은 미 영토에 대한 직접 테러를 기도해 온 아라비아반도 지역 알카에다의 근거지여서 특히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1일 “미국이 반정부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며 오랜 동맹이던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사우디 동쪽 국경과 인접한 오만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1일 북부 항구도시 소하르에서 2000여 명이 실업난 해소와 임금 인상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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