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상승에 힘입어 수익률 고공행진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러시아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64%로 해외 공모형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았다.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연초 이후 ―1.43%인 것을 감안하면 단연 돋보이는 수치다. 국내 주식형 펀드(1.95%)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앞질렀다. 신흥유럽펀드가 2.55%로 뒤를 이었으며 유럽(1.76%), 북미(1.69%), 일본(1.42%) 등이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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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관련 펀드들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러시아펀드가 유독 호조를 보이는 것은 최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때문이다. 12일 두바이유 국제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41달러(2.62%) 오른 94.23달러를 기록해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중국의 긴축 우려 등으로 소폭 내려앉았지만 25일 현재까지 배럴당 90달러대를 이어가면서 100달러 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 높은 가격 변동성은 주의해야
러시아펀드들은 설정 이후 수익률이 대부분 ―20∼―50%에 달한다. 여전히 원금 회복이 까마득한 반토막 펀드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로 최근 수익률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신한BNPP더드림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은 설정 후 수익률은 ―24.28%이지만 1년 수익률은 23.99%에 달한다. ‘JP모간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마찬가지. 설정 후 수익률이 무려 ―50.63%인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21.21%로 양호하다.
투자자들의 돈도 몰리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브릭스 펀드에서 3584억 원, 중국(홍콩H주)에서 2730억 원이 빠져나가는 등 대부분의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했다. 반면 러시아펀드로는 234억 원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할 것인 만큼 이에 대한 헤지(위험분산) 수단으로 원자재 관련 펀드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도 러시아 경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국제유가가 강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유가의 심한 가격 변동성은 에너지 관련 기업 비중이 큰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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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