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美외교전문 공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해마다 10만여 명을 동원해 공연하는 대규모 집단체조 ‘아리랑’을 지난해 미국과 남한의 취향에 맞춰 수정한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통해 알려졌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가 운영하는 ‘시크릿 오브 코리아’(andocu.tistory.com)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지난해 8월 28일자 주한 미국대사관발 외교전문을 인용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5일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아리랑을 미국인들의 ‘입맛(taste)’에 맞추려 미사일 발사를 표현한 대목을 삭제했다. 또 남한이 이 공연에 군인들이 동원되는 점을 싫어하는 것을 고려해 학생들로 출연진을 바꾸기도 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현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관계가 최근 어려움에 빠진 것은 상호불신 때문”이라며 “(남측의) 통일부가 밀려나고 외교통상부가 주도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또 전문은 “김 위원장은 현재 북일 관계가 어느 때보다 나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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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