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숨통’ 나들이객 ‘북새통’
30일 오후 경춘선 전철의 종착역인 춘천역에서 승객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전철 개통 열흘째를 맞은 이날까지도 외지인들로 만원을 이뤘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즐거운 통근길
전철 운행 간격이 보통 20분이어서 출퇴근 시 차량을 놓칠 걱정이 줄었다. 무궁화호는 1시간에 1대꼴로 운행돼 기차를 놓치면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기 때문. 차비도 크게 줄었다. 교통카드 이용 시 전철 요금은 2500원으로 예전 무궁화호 요금(56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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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에 2만 명 넘게 이용
김 씨뿐이 아니다.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강원 춘천시는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개통 초기 호기심 덕분이기도 하지만 수도권 주민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경춘선 전철은 북새통을 이룬다. 특징은 승객의 40%가량이 무임승차가 가능한 노인이라는 점.
30일 춘천시에 따르면 21∼28일 춘천지역 6개 역의 하차 인원은 16만8124명으로 집계됐다. 경춘선 전체 이용객 38만9089명의 43%로 1일 평균 2만1015명이 춘천을 방문한 셈이다. 이처럼 전철을 이용한 수도권 주민들이 몰리면서 춘천의 닭갈비와 막국수 업소들은 성업을 이루고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닭갈비, 막국수협회 자체 분석 결과 평균 매출이 30∼50% 증가했다. 남이섬, 소양강댐 등 주요 관광지에도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춘천을 찾은 김영호 씨(67·서울 노원구)는 “춘천 구경도 하고 막국수도 맛볼 겸 전철을 타고 왔다”며 “춘천까지 금세 와 ‘서울시 춘천구’라는 말이 실감 난다”고 말했다.
○ 연계 교통 불편, 얌체 상혼 불만
외지인이 몰리면서 각종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최모 씨는 최근 춘천시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시내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버스정보시스템 부족을 지적했다. 또 승객들은 서울에서 많이 사용되는 T머니 카드를 춘천 시내버스에서 사용할 수 없는 점과 전철역 주변 연계 교통망 부족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더욱이 전철 개통을 앞두고 일부 닭갈비, 막국수 업소들이 가격을 올려 불만을 사고 있다. 일부 업소는 막국수 가격을 5000원에서 6000원으로, 닭갈비 가격을 1인분 9000원에서 1만 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닭갈비 업소를 찾은 최영규 씨(70·서울 동대문구)는 “춘천을 자주 왔었는데 닭갈비 가격이 오른 데다 양도 줄어든 것 같아 기분이 씁쓸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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