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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와 떨어져 지낸 쥐, 물보다 알코올에 집착

입력 | 2010-12-17 03:00:00

스웨덴 연구팀 ‘애정결핍이 음주에 미치는 영향’ 발표




《신문 방송의 사건 사고란에는 평소에 조용한 것으로 알려진 모 연예인이 술자리에서 취객과 다툼을 벌여 입건됐다는 기사가 종종 나온다. 연말 송년회 술자리에서 갑자기 담배를 피우며 “담배 피우면 술이 금방 깨”라고 말하는 사람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음주 후 나타나는 여러 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 평소 술 많이 마시는 사람, 폭력 성향 커

영국 중독정신건강센터 서맨사 웰스 박사팀은 사람이 술에 취했을 때 보이는 공격성이 평소 음주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8일 영국의 학술저널인 ‘알코올리즘(Alcoholism)’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2∼25세 남자 대학생 656명을 대상으로 술집에서 △때리거나 맞은 경험 △평소 음주량 △음주 빈도 등을 조사했다. 전체 학생의 25.6%(168명)는 술집에서 상대를 먼저 공격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 중 절반이 넘는 90명(53.6%)은 과음을 하거나 한 달에 두 번 이상 술을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 웰스 박사는 “평소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이 취했을 때 남을 공격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대진 가톨릭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의 전두엽은 감정 억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익숙해져 있다”며 “같은 양을 마셔도 감정 조절을 더 못한다”고 설명했다.

○ 술 마시다 담배 피우면 정신이 드는 이유

나일라 타슬림 미국 이스트캐롤라이나대 박사팀은 술을 마실 때 담배를 피우면 술에 덜 취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쥐의 소뇌에 니코틴 수용체를 주입한 뒤, 이 쥐가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타슬림 박사는 “니코틴을 흡수한 쥐는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술을 마신 뒤에도 근육이 덜 풀렸다”고 밝혔다. 근육이 풀리지 않으면 술에 취해도 몸을 잘 가눌 수 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쥐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니코틴 흡수와 알코올 섭취 간 상관관계 중 한 가지를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애정 결핍에 따른 음주, 성인보다 청소년이 심각


스웨덴 웁살라대 루딘 다우라 박사팀은 애정 결핍에 따른 음주가 성인보다 청소년에게 더 심각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청소년 쥐’와 ‘어른 쥐’를 각각 3주 동안 어미와 떨어져 지내게 했다. 그런 뒤에 물, 에탄올 5% 용액, 에탄올 20% 용액을 자유롭게 선택해 마실 수 있게 했다. 실험 결과 어미와 떨어진 청소년 쥐는 떨어져 있는 성인 쥐보다 평균 4배 이상 알코올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감정 조절에 미숙한 청소년 쥐가 성인 쥐에 비해 어미와 떨어지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영혜 동아사이언스 기자 yhlee@donga.com




▲동영상=음주사고 진단 5주일 때 형사합의금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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