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마음을 읽고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로버트 서튼 교수(사진)는 리더로서 권위를 높이면서도 직원들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리더십 비법을 세계적 경영컨설팅사 맥킨지가 발행하는 ‘맥킨지 쿼털리’에 소개했다. 서튼 교수는 “부하직원들이 당신의 리더십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리더는 부하직원들이 위축되지 않고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그들의 든든한 방패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전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6호(10월 1일자)에 실려 있다.
○당신이 리더임을 각인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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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확신이 들지 않더라도 확신에 찬 표현을 해야 한다. 2002년 하버드대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인텔의 전설적 최고경영자(CEO)인 앤디 그로브 회장을 인터뷰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그로브 회장에게 “확신이 없을 때도 리더로서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로브 회장은 “투자나 인사 관련 의사결정은 모든 변수가 명료해질 때까지 결코 기다릴 수 없는 사안들이다. 의사결정이 필요한 그 순간에 바로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현실화될 때까지 가장하기’, 즉 확신이 없더라도 확신에 찬 것처럼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경영진에게 필수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튼 교수는 “리더가 진정한 확신을 갖고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지만 그러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방안들은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발언을 하는 것이다. 많이 말하는 사람이 리더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물론 시종일관 혼자서만 이야기하면 독단적이거나 지루한 리더로 인식될 수 있다. 때때로 다른 이들의 발언을 제지하거나 회의석상에서 팔짱을 끼는 행동을 통해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긍정적인 자기최면에 빠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가 이전에 해낸 적이 있었지”라는 식의 자기최면적 생각은 자신감 향상에 도움을 준다. 앉아야 할지, 서야 할지 확신이 안 들 때는 언제나 서 있는 게 좋다. 일어선다는 것은 당신의 권위를 인정하고 따르라는 상징이다. 권한과 지위의 일부를 기꺼이 부하직원들에게 내주되, 리더 본인이 자발적으로 한 결정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부하들이 실수를 저지른다면
‘리더십의 로맨스’의 저자인 제임스 메인들은 리더에게는 찬사나 비난이 과도하게 쏟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리더에게 모든 공을 돌리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편이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정서적 만족도를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인들의 조사 결과 리더가 조직의 성과에 미치는 기여도는 15%를 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기여도가 마치 50% 이상 되는 것처럼 과도한 찬사나 비난을 받는 사례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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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리더는 진정성과 능력이 결여된 리더로 인식된다. 즉, 부하직원들로부터 “고장 낼 힘도 없다면서, 무슨 힘으로 이를 고칠 수 있겠는가?”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의 리더십을 직원들에게 각인시키면서 동시에 조직의 실적도 향상시키길 원한다면 비난을 자신의 몫으로 감수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이는 미시간대 피오나 리 교수 팀이 21년간 14개 기업의 주가 등락 추이를 추적한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진이 나서서 책임을 인정한 경우 책임을 회피한 사례보다 언제나 더 높은 실적을 냈다.
서튼 교수는 마지막으로 “부하직원들이 게으르고 한심하며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거울 속을 한 번 들여다보라”고 조언했다. 인재들이 내 밑에서 일하려 하지 않는 이유, 입사 당시 엄청난 가능성을 보였던 인재들이 점차 김빠진 무사안일의 직장인이 되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내가 팀원들의 잘못을 일일이 들추며 책임을 추궁하고 실패에 대한 모멸감을 주는 데 혈안이 돼 있지는 않은가. 훌륭한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내 밑에서 일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를 자문해 봐야 한다.
정리=한인재 기자 epici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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