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이 필요 없는 재택근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오피스’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워킹’이 최근 국내 기업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를 도입하려면 인사관리 및 평가제도는 물론이고 기업문화까지 바꿔야 하지만 기업들은 발 빠르게 스마트워킹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스마트워킹이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의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T는 23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다음 달부터 연구개발(R&D) 분야 직원과 출산 후 여직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스마트워킹을 시작해 이를 회사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SDS는 이미 7월부터 R&D 인력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시범실시하고 있으며 인사 및 평가시스템을 대폭 수정할 예정이다. SK그룹도 그룹 차원에서 모든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주고 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시작했다. 최근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 갤럭시S를 지급한 SK는 SK㈜와 SK C&C가 23일 모바일 오피스를 개통한 것을 시작으로 30일까지 모든 계열사가 이를 완성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스마트워킹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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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KT는 올해 2월 ‘스마트워킹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4월부터 기업고객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이동 중 근무를 실험해 왔다. 권기재 TF팀장은 “스마트워킹 이후 직원들이 기존에 사무실에서 생기던 흐름을 끊는 잡일이 사라져 업무몰입도가 높아졌다”며 “관리자들도 대충 눈앞의 직원에게 일을 주는 대신 업무 부여와 성과 평가를 정확히 하게 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 KT 사옥에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도 거주지 인근에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센터’를 개설했다. 스마트워킹센터는 화상회의 시스템과 각종 통신설비, ‘정숙실(콰이어트룸)’ 등을 갖추고 있다. KT는 2012년 말까지 전국에 30개 이상의 스마트워킹 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삼성SDS도 자체 개발한 스마트워킹 시스템 ‘모바일 데스크’를 적용하면서 인사 및 평가제도를 전면 개편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R&D 인력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킹을 시작하면서 상사에게 한 번이라도 더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내근직이 인사고과에서 스마트워킹을 하는 외근직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우려가 나오자 아예 평가제도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직원에겐 기회이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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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스템을 겪어본 삼성SDS의 한 직원은 “예전에는 일찍 출근하고, 회사에 오래 남아 있는 게 평가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제는 어디서 뭘 하든 성과만 내면 된다”며 “자유가 주어진 만큼 책임도 늘어났기 때문에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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