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보다 낮은 수위… 北과 대화 염두에 둔듯아인혼 조정관 1일 방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미국의 구체적인 대북 추가제재 조치는 로버트 아인혼 대북·이란제재조정관(사진)이 다음 달 1일 방한해 한미 간에 조율하고 미국 내 유관부처와 조율을 거친 뒤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이다.
추가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해 미국은 기존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활동 제재를 위해 북한의 23개 기관과 기업 및 개인을 제재대상 리스트로 올렸던 행정명령 13382호와 비슷한 방식으로 사치품과 마약 가짜담배 위조지폐 등 불법 활동을 타깃으로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방침이다. 이번에 행정명령 발표 때도 제재대상 리스트를 함께 발표할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하지만 미국은 의회에서 입법을 통해 금융거래 차단을 강제화하는 ‘이란식 제재 방식’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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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국이 이란과 같은 고강도 극약처방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앞으로 북한이 대화테이블로 나오는 것에 대비한 ‘출구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자금 2500만 달러 동결 당시 미국은 이후 북한과의 협상으로 동결자금을 풀려고 했지만 복잡한 국제금융거래시스템상 아주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만약 이란처럼 의회 입법을 통한 제재를 할 경우 이를 철회할 때도 행정부의 재량사항이 될 수 없어 나중을 대비한 출구는 일단 열어놓겠다는 뜻이다.
미국이 북한과 제3국간의 거래를 단절하지 않고 기존의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의 강력한 이행에 초점을 맞춘 것은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되 퇴로는 열어놓겠다는 속뜻이 담겨 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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