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제2의 선거혁명”
“의원수 감축-선호투표제 도입 균열된 민주주의 바로잡겠다”
클레그 부총리 개혁법안 발표
영국 연립정부가 하원의원 선거 방식을 바꾸고 선거구, 의석수 등을 조정하는 전면적인 선거 개혁에 착수했다. 개혁안이 통과될 경우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1918년 이후 영국 정치사상 가장 혁신적인 변화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선거구별로 최다수 득표자 1명을 뽑는 현행 방식은 선호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는 선호투표제(Alternative Vote)로 바뀐다. 유권자가 단순히 후보 1명에게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2위, 3위 등 순위를 매기게 하는 방식이다. 먼저 1순위 후보자만을 집계해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최하위 후보를 제외한다. 대신 최하위 후보를 1순위로 찍은 유권자의 2순위 표를 나머지 후보들에게 가산하는 과정을 되풀이해 당선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선호투표제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내년 5월 5일에 실시하기로 했다. 통과될 경우 새 선거제도는 다음 총선일인 2015년 5월 7일에 처음으로 적용된다.
득표율을 따지지 않고 1순위 득표자를 당선시키는 현 선거제는 소수당에 불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소수당인 자민당은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23.3%를 득표했으나 의석수는 650석 가운데 57석으로 10%도 채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자민당은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당시 선거제도 개혁을 주된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클레그 부총리는 “현 선거제도는 일부 유권자들의 표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제도 변화는 균열된 민주주의 제도를 바로잡아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집권여당 내에서조차 기득권을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는 현역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 日 “낙하산기업 근절”
“퇴직공무원 온상 건설공제회 3년내 해산… 낙하산 자동퇴출”
간 정권, 고강도 공기업 개혁
일본이 강도 높은 공기업 개혁에 착수했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은 6일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국토교통성 공무원들의 퇴직 후 ‘낙하산 기업’이었던 건설공제회를 3년 내에 해산시키고 공항환경정비협회는 해산에 준하는 업무축소 조치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낙하산을 타고 취직한 수백 명의 퇴직 공무원은 사실상 해고된다. 지난해 총선에서 공기업 개혁과 낙하산 인사 철폐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주당 정부가 전례 없이 과감하게 개혁의 칼을 빼든 것이다.
공항환경정비협회는 전국 18곳의 국가관리 공항에서 주차장을 독점 운영하는 공기업이다. 공항은 적자지만 이 공기업은 만년 흑자를 내는 구조여서 땅 짚고 헤엄치기 경영으로 유명하다. 직원 213명 가운데 115명이 퇴직 공무원이고 상근 임원 5명 중 3명이 정부의 낙하산이다. 순자산은 171억 엔(약 2370억 원).
정부는 건설공제회가 자체 채용한 직원 3800여 명에 대해 퇴직금을 준 뒤 전직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민간기업의 고용사정이 나빠 일자리 알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낙하산 임직원’에 대해서는 전직을 지원한다는 언질도 없어 500여 명이 사실상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환경정비협회는 극히 일부의 연구 기능만 존속시킬 방침이어서 직원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