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독일과 아르헨티나 8강전이 끝난 뒤 발표된 최우수선수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골을 넣은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가 아니었다. 스페인과 파라과이의 8강전 최우수선수의 타이틀도 결승골을 넣은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최우수선수로 뽑힌 주인공은 독일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뮌헨)와 스페인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였다.
독일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이 버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무실점으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미드필드의 중심인 슈바인슈타이거 덕분이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만 1268m를 뛰었다. 압박의 척도인 공을 소유하지 않은 채 뛴 거리도 가장 많은 5207m에 달했다. 팀에서도 가장 많은 패스(84회)를 시도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전반에는 공격 가담보다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차단하는 데 힘썼다. 메시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사전에 미리 막아내며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팀에 도움을 줬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터진 토마스 뮐러(뮌헨)의 골은 슈바인타이거의 프리킥에서 나왔다. 세트플레이에서는 전담 키커로 나서 공격의 시발점을 맡았다. 슈바인슈타이거가 허리라인을 책임진 독일은 아르헨티나의 역습과 반격에 흔들리지 않고 골세례를 이어갈 수 있었다.
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