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003년 도이체 그라모폰(DG)사와 음반 발매 전속계약을 했고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오르페우스 체임버, 워싱턴 내셔널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며 떠오르는 국제 스타의 위상을 굳혔다. 1일 입국하는 그를 6월 28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자라면서 특별한 체험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후지 TV가 10년 동안이나 당신의 일상을 '트루먼 쇼'처럼 찍어서 리얼리티 쇼로 방영했다는 점인데요, 그때의 경험은 어땠나요?
"여덟 살 때 시작했으니까 당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느끼지 못했어요. 그런데 쇼가 계속되면서 '공격적'인 촬영 방식에 짜증이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눈 떠서부터 잘 때까지 카메라가 감시하고 있으니까요. 어쨌거나 그 쇼 덕분에 인지도가 높아졌고 연주가로서 제 커리어를 안착시키는데 도움이 됐죠."
"나이도 17살이나 차이가 나고, 비교된다는 생각을 크게 하지는 않았어요. 누나는 내가 아는 한 역사상 가장 훌륭한(finest) 음악가 중 하나고, 누나를 굉장히 존경하죠.
-서로 연주에 필요한 충고를 하지는 않나요.
"어떻게 감히 내가 충고를…. 누나 쪽에서는 내가 연습할 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줘요. 예를 들어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 같은 경우는 누나에게서 많이 배웠죠.
-브람스 협주곡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2일 리사이틀 외에 4일 오후 2시반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디토 오케스트라와 이 곡을 협연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곡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들었는데요.
"물론 이 곡은 모든 협주곡 레퍼토리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진지하고, 복잡하면서도 중심 아이디어가 간명하죠. 언제나 이 곡은 내게 '꿈의 작품(Dream Piece)'이었고,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나를 뒷받침해준, 또 내가 가장 잘 연주한다고 자신하는 곡이에요."
-현재 하버드대 물리학과 재학중이죠. 연주가로도 성공했고 공부도 잘하니 한국에선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라고 불릴만한데, 물리학과 음악을 둘 다 잘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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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한국 청중은 정말 따뜻하고 진지한 청중으로 세계 음악인들에 널리 알려져있어요. 오늘날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청중이죠. 올해 디토 페스티벌에 참가하라는 제의에 제가 정말 기뻐했던 것도 그 때문이에요. 서울 거리를 많이 돌아보지 못했는데, 다시 볼 수 있게 된 점도 신나구요."
-이번에 연주하게 될 악기를 소개한다면.
"1715년 제작한 스트라디바리우스고, 이름은 '엑스 피에르 로드'에요. '케임브리지 공(公)이라는 별칭도 있는 유명한 악기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대여 프로그램에 따라 제 품에 들어왔어요. 따뜻하고 엄청난 소리를 내죠. 내가 원하는 한 언제까지나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 그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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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그때도 지금처럼 여러 가지 관심사를 가진 남자겠죠. 멋진 가족을 부양하는 아버지라면 좋겠고…. 내 아이가 높게 평가해주는 그런 아버지 말예요."
2일 고토류 리사이틀, 4일 디토 심포니 '그레이트 브람스' 3만~5만원. 1577-5266 www.clubbalcony.com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