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마, 25년 전부터 갯벌올림픽3만5000여 주민 ‘환경보호’ 한마음갯벌 씨름-자전거-달리기 등 이벤트올해도 16개국 1200여 선수들 열전부산외대-고흥주민들도 정기 교류
23일 일본 사가 현 가시마 시에서 열린 제26회 가타림픽에서 부산외국어대 사회체육학부 학생들이 갯벌스키에 출전해 온 힘을 다해 갯벌 위를 달리고 있다.가시마=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 갯벌올림픽이 맺어준 우정
두 곳의 교류는 1985년부터 가시마에서 매년 열리는 ‘가타림픽(GATALYMPIC)’ 대회에 부산외국어대 교수와 학생들이 1992년 제8회 대회부터 빠짐없이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가타림픽은 갯벌을 뜻하는 일본어 ‘가타’와 올림픽의 합성어로 갯벌올림픽이라는 의미. 가시마 인근 아리아케(有明) 바다의 넓은 갯벌에서 갯벌 씨름, 갯벌 자전거, 갯벌 속 보물찾기, 25m 갯벌 달리기 등의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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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국어대는 1988년 4회 대회에 참가했던 정용각 교수(현 교무처장)가 소규모 도시에서 갯벌과 환경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감동해 대학 측에 건의해 1992년부터 정식으로 참가했다. 독도 문제로 인한 양국 관계 악화 등으로 몇 차례 불참 위기가 있었지만 매년 선수단을 파견하고 있다. 그동안 이 대회에 참가한 학생만 600여 명에 이른다. 23일 열린 26회 가타림픽에도 부산외국어대생 26명이 참가했다. 참가자 가운데 일부는 학부 졸업여행 대신 가타림픽을 선택했다.
8초 18의 기록으로 25m 갯벌스키 우승을 차지한 김민석 씨(23)는 “20년 가까이 이어진 선배들의 경기 노하우를 전수받았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학부는 줄다리기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가시마 시는 4박 5일 일정으로 참가한 학생들에게 교통과 숙식을 제공했다. 유선규 부산외국어대 총장은 “인구 3만5000명인 일본의 소도시가 갯벌을 이용한 세계적인 대회를 만들고 국내외에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에 학생들이 큰 감동을 받고 있다”며 “가타림픽은 승패를 가리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국제 행사”라고 설명했다.
○ 갯벌 관광을 벤치마킹하는 전남 고흥군
전남 고흥군 남양면 월정리 선정마을도 1991년부터 가타림픽에 참가하고 있다. 가시마 시처럼 선정마을 앞바다에는 넓은 갯벌이 있다. 110가구 200여 명의 주민이 갯벌에서 꼬막잡이와 양식업을 주로 한다. 두 곳의 교류는 1980년대 중반 가시마 시가 갯벌 연구를 위해 고흥군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를 계기로 고흥군은 올해 가타림픽에 선정마을 주민 4명, 고흥군의회와 군 직원 8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신종 인플루엔자A 때문에 한 차례 불참했을 뿐 매년 가시마로 선수단을 보낸다. 가시마 시도 11월 1일 고흥군민의 날에 격년제로 대표단을 보내기도 한다. 선정마을 주민 오규종 씨(53)는 “가타림픽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다음 달 반상회 때 주민들에게 알리고 갯벌 관광객을 모집하는 데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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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마=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