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만한 시선상을 받고 드뷔시 극장을 나서는 홍상수 감독.
“다음 영화 잘 만들라고 준 것으로 생각하겠다. 심사위원들과 이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 배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홍상수 감독은 23일 오전 2시45분(한국시각) 프랑스 칸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 시상식에서 ‘하하하’로 대상인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받은 후 그렇게 수상 소감을 말했다.
1998년 ‘강원도의 힘’ 이후 6번째 칸 영화제 초청에서 첫 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수상소감은 평소 인터뷰에서의 단답형 대답보다 약간 길었다. 그러나 시상식 직후 한국기자들과 다시 만난 홍상수 감독은 특유의 짧은 대답으로 다시 돌아왔다.
홍상수 감독은 ‘강원도의 힘’ 이후 ‘오! 수정’,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으로 칸에 초청 받은 바 있다.
‘하하하’는 영화감독 지망생(김상경)과 영화평론가(유준상)가 각기 경남 통영을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주고받다 서로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다음은 홍상수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
-지금 기분이 어떤가.
“같이 작업한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다음 작품을 잘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긴 것 같다.”
-수상을 예상했나.
“전혀 하지 못했다. 오늘도 (시상식은 생각하지도 못하고)티셔츠를 사러 갈까 했다.”
-담담한 표정이신데, 기쁘지 않나.
“‘하하하’를 함께 작업한 스태프 이름을 모두 다 기사에 써줬으면 좋겠다.”
-배우들(예지원 유준상 등)에게도 좋은 선물이 됐을 것 같은데.
“좋아하는 배우들인데 수상해 기쁘다. 좋은 선물이 된 듯 하다.”
-다른 후보작들은 어떻게 봤나.
“그분들은 좋은 감독이지만, 작품을 보지는 못했다.”
-만장일치 수상인데 심사위원들이 어떤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생각하나.
“모르겠다. 그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른 감독들의 작품도 보지 못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냥 하던 대로 한다. 원래 계획했던 대로 영화촬영을 할 예정이다.”
-언제 귀국할 예정인가.
“모레(24일) 돌아갈 예정이다. 기차로 파리로 갔다가 거기서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기차 타는 게 좋다.”
칸(프랑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