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친환경-건강 5대 신수종사업 23조 투자“삼성 現주력제품 10년內 사라져”…태양전지 등 미래 먹을거리 선정李회장 주재 사장단회의 긴박감…기존 사업과 연관 적은 분야 골라“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하려면 획기적전략없인 힘들어”
○ 주력 제품은 사라진다, 다시 시작해야
삼성의 신사업 계획은 이번 회의에서 향후 10년간 친환경과 건강증진(헬스케어) 분야에 23조3000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구체적으로는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분야다.
삼성은 그간 신사업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환경과 건강증진(헬스케어) 분야가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향후 시장성이 있는지, 삼성의 기술 역량이 충분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개 분야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첫 공식 회의에서 신사업 계획을 결정한 점도 사안의 시급함을 보여준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인 김순택 부회장과 최지성 대표이사 사장, LCD사업부장인 장원기 사장, 삼성SDI 최치훈 사장, 삼성LED 김재욱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김기남 사장, 삼성의료원 이종철 원장 등 신사업 분야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이상훈 삼성전자 사업지원팀장, 삼성전자 이재용 부사장 등이 총출동했다.
○ 바이오와 의료기기 분야에 관심
5대 분야 가운데 바이오 제약과 의료기기 분야가 포함된 점에 특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의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비교적 적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바이오 제약과 의료기기 사업에 각각 2조1000억 원,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총 11조8000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바이오 제약 분야의 경우 삼성은 수년 내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시밀러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의료원 등의 연구팀과 협력해 2020년 1조8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710명에 이르는 고용효과도 기대했다. 이미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 관련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고, 몇몇 바이오업체와의 협력도 검토해온 상태다.
의료기기 사업에선 혈액검사기 등 체외진단 분야부터 진출해 2020년에는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고, 고용인원만 95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이 체외진단 분야를 신사업으로 꼽은 것은 이 분야의 시장성이 향후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 기대와 우려
삼성의 바이오 부문 투자계획에 대해 글로벌 제약 기업의 탄생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이 노하우가 별로 없고 투자 규모도 다국적 제약사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의 바이오 제약 분야 투자 계획은 연평균 2100억 원 정도다. 국내 상위권 제약사가 연 700억∼800억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것을 감안하면 많은 수준이지만 글로벌 제약사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수준이다.
한국MSD의 과학교류대사 김규찬 박사는 “후발주자인 삼성이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하려면 아주 뛰어난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