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트라민 성분, 식은땀 등 부작용EU-처방중지, 美 경고문구 삽입 강화제약사 “심혈관계 질환 아니면 안전”식습관 개선-운동 병행해야 효과적
식약청 7월 리덕틸 조사결과 발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시부트라민’ 성분이
들어있는 비만치료제가 심혈관계 환자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외국의
연구보고서(SCOUT)에 대한 심사를 시작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유럽연합(EU) 회원국에
일시적인 처방 중지를 권고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강화하도록 했다.
식약청의 심사 결과는 7월에 나온다.
식약청은 이미 병의원에 이 약의 처방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비만클리닉들도
이 약의 처방을 놓고 고민이다.
유럽 일부 국가가 살빼는 약 ‘리덕틸’의 시부트라민 성분이 심혈관에 좋지 않다며 처방을 금지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안전성 검토에 나섰다. 최종 결과는 7월에 나온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비만치료제 종류와 부작용, 어떤 게 있나
비만치료제의 대명사로 알려진 리덕틸의 성분은 최근 문제가 된 시부트라민이다. 이 성분은 중추신경에 작용해 포만감을 느끼도록 한다. 배고픈 느낌이 사라지니 음식 섭취량이 줄어든다. 1980년대에 항우울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소 효과가 커 이후 비만치료제로 시장에 출시됐다. 비만치료제 중 체중 감량 효과가 제일 낫고 장기간 임상시험에서도 내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혈압이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운동을 하고 난 직후처럼 가슴이 뛰거나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변비도 생긴다. 보통 약물 투여 초기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점차 줄어든다. 고령자나 고혈압, 부정맥, 녹내장 질환자에게는 처방할 수 없다.
또 다른 비만치료제 제니칼의 주성분은 오를리스타트다. 이 성분은 섭취한 음식에 들어있는 지방이 흡수되지 않도록 한다. 지방의 30% 정도를 대변으로 배설시킨다. 기름 섞인 변, 복부 팽만감, 설사 등 부작용이 있다. 지방보다 탄수화물 비만이 많은 한국형 비만에서는 효과가 덜하다. 지방을 많이 섭취할수록 대변에 기름이 많이 섞여 나오므로 식습관 조절을 할 때도 이 약이 활용된다. 12세 이상의 청소년도 사용할 수 있다.
향정신성 의약제제인 펜테르민과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원리는 시부트라민과 거의 같다. 다만 중추신경이 아니라 말초신경에 작용하며 중독성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입 마름, 무력감, 변비 등 부작용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장기간 복용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가 없으므로 12주 이상 복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병원을 바꿔 가며 처방 받아 1년 이상 장기 복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불면증 우울증이 찾아오고 만성 중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BMI가 과체중 또는 비만 단계(26∼30)일 때도 심혈관계 질환이 없다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비만치료제를 복용해도 된다. 다만 이 정도의 비만이라면 운동을 병행해야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 굳이 약물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병행해 살을 뺄 수도 있다. 체중 감량 방법을 의사와 먼저 상의하도록 한다.
정상 체중이면서도 날씬한 몸매를 위해 비만치료제를 먹는다면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정상 체중일 때 비만치료제만 먹으면 근육의 양은 줄어들고 체지방은 빠지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런 사람은 비만치료제를 먹을 때는 체중이 줄었다가 약을 끊으면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잘 나타난다. 안 교수는 “정상 체중의 사람들이 비만치료제를 먹는 것은 전형적인 약물 오남용이며 약에 대한 의존성과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