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위험추구 성향이 개선됐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투자자가 위험을 수용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모 아니면 도’ 식의 베팅이다. 대세하락 국면에서 큰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가 원금 회복을 위해 모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소형주 강세가 이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중소형주로 매기가 확산되는 것이다. 아랫목의 온기가 윗목으로 퍼지는 식이다. 최근의 중소형주 강세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둘째, 지수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말 두바이 사태를 단기 바닥으로 코스피는 180포인트(12%) 상승했다. 가만있어도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속도로 떨어졌다. 이들 요인이 단기 악재로 작용하면서 대형주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투자자가 새로운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옮겨갔다.
이들 요인이 맞물리며 중소형주의 상대적 우위가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주는 대형주 대비 변동성이 매우 크고 실적의 부침이 심하다는 점에서 종목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테마주 매매에 몰입하다 보면 자칫 주가만 보고 가치를 보지 못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과거에도 중소형 테마주가 강세를 보인 적이 있지만 얼마 못 가 상당수 테마주가 추락했던 아픈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테마주 내에서도 ‘명품’과 ‘짝퉁’을 구분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